0816
- 내가 뭔가에 깊게 몰입했던 적은 언제일까
- 사실 몰입이라는게 좀 애매? 주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
- 밤샘하면서 작업한거면 깊게 몰입한 경험일까?
- https://ko.wikipedia.org/wiki/몰입

- 그렇구나 기량과 도전 정도가 모두 높은게 몰입이라 부르는구나
- 흠...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건 뭐가 있을까
- 생각나는대로 적어봤는데 그냥 갑자기 내 일기장이 되어버린 것 같다
닌텐도
- 나는 닌텐도 게임을 좋아한다.
- 포켓몬, 마리오, 젤다, 동물의 숲, 커비…
- 다른 게임들도 많지만, 특히 이 다섯 가지를 가장 많이 하고 좋아한다.
- 그중에서도 동물의 숲을 제일 좋아하는데… 아니, 사실 다 좋아하지만 어쨌든 동숲을 좋아하게 된 연대기는 이렇다.
- DS가 처음 나왔을 때, 초등학생이던 시절 놀동숲을 했다. 하지만 그때는 크게 빠지진 않았다. 단지 지하 카페에서 KK가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분위기, 침대 위에서 저장하는 그 감성이 좋았다. 인테리어나 꾸미기는 귀찮아서 잘 안 했다.
- 이후 Wii에서 타동숲을 했는데,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게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.
- 고1인가 고2쯤, 갑자기 닌텐도가 너무 하고 싶어 오래된 DS를 켰다. 하지만 켜도 금방 꺼졌고, 충전기를 연결해도 5분 정도만 플레이하다 꺼져서 속상했다. 그래도 데이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.
- 그 잠깐의 플레이가 유난히 인상 깊었다. 아마도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였을까? 이 얘기를 친구 두 명에게 했더니, 갑자기 그들도 동숲을 하고 싶다고 했다. 결국 다 같이 통신 플레이를 하자며 닌텐도를 사기로 약속했다.
- 그래서 중요한 시기에 2DS XL을 사서 튀동숲을 시작했다.
- 아마 그때 코로나가 심해서 온라인 수업을 켜두고 닌텐도만 했던 것 같다.
- 동물의 숲은 흔히 대출 갚는 게임이라고 불린다. 그만큼 돈(bell)이 엄청 많이 필요하다 ㅋㅋ
- 동숲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무주식(무 팔기)을 하거나, 희귀 아이템을 거래하거나, 아니면 진짜로 느긋하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.
- 나는 성격이 급해서 저 방법들 중 무주식을 택했다. 매일 진짜 주식 차트 보는 것 마냥 매시간 가격을 확인했던 기억이 있다.
- 이거말고도 동물의 숲 팬카페?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돈을 벌기도 했다. 어찌 보면 내 첫 사회생활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ㅋㅋ
- 마을에 원하는 주민을 모으려고 애썼던 기억도 난다.
- 아미보 카드라는게 있기도 한데, 그 때는 너무 비쌌다. 좋아하는 주민 카드 하나가 7만 원쯤 했던 것 같은데, 고등학생이 사기엔 너무 부담스러웠다.
- 그래서 울타리 노동을 했는데, 이게 운빨이 심해서 정말 노가다였다.
- 결론적으로 이 때 닌텐도를 너무 많이 해서 손목에 압박 밴드를 차고 다니기도 했다. 누가 보면 공부하다 손목을 다친 줄 알았을 거다. ㅋ
- 요즘은 하냐? 고 묻는다면... 안 하고 있다. 새해랑 생일 때 잠깐 들어가는 정도다. 한 달 이상 접속 안 하면 집에 바퀴벌레가 쌓이는데 아마 한 오백마리 쌓여있지 않을까 ㄷㄷ
- 새해에는 카운트다운 이벤트 때문에, 생일에는 좋아하는 주민들이 축하해주는 게 좋아서 들어간다.
전공 수업
2학년 때 데이터베이스 실습 수업이 기억난다. 팀 프로젝트를 싫어해서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혼자 진행했다.
혼자 하다 보니 네 배 정도를 더 했다. 매일 밤을 새우며 작업했고, 그 당시 학점이 높게 나왔던 터라 이번 수업도 반드시 A+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.
결국 표지와 목차를 제외하고 54쪽짜리 보고서를 완성해 제출했다. 하지만 최종 발표 날, 자료를 다시 보던 중 치명적인 실수를 발견했다. 다른 팀 발표를 들으며 교수님의 날 선 피드백을 보자니 더욱 위축됐다.
내 발표 차례가 되었을 때,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며 해당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.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발표를 마쳤는데, 교수님께서 박수를 쳐주셨다. 그리고 퇴직을 앞두고 계셨던 교수님이 기념으로 내 보고서를 갖고 가겠다고 하셨다. 정말 감동이었다. 무서운 교수님이셨어서.. 더 감동이었음
그 기억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우등 졸업을 할 수 있었고, 이후로는 어떤 선택을 했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.
선택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과정과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...
이 외 대학 시절 땐 다른 수업들에서도 다 몰입했던 것 같다. 그래서 시험 기간만 되면 부모님께선 늘 “고3 때 그렇게 공부하지 그랬냐”라고 하셨다. 사실 맞는 말이다. ㅋ
그래도 대학 때라도 이렇게 몰입해서 하는 게 어디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. ㅇㅅㅇ
근데 지금은 또 안일해진 것 같기도 하고.... 사람이 참 웃기다~ 끝이 없는데.... 조금만 결과가 나오면 바로 풀어진다.
이렇게 적고보니까 좀 웃기고 ㅋㅋ
나는 진짜 좋아하는거 한정 하나에 확 꽂히면 그것만 하는 것 같다.
